티스토리 뷰

목차



    연인, MY DEAREST

     

     

    지난해 가장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는 단연 <연인>이었다. 2023 MBC 연기대상 7관왕을 거머쥐며 그 인기와 작품성을 증명하였다. 많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울게 했던 이 작품이 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진정성 있는 연기와 연출 달빛에 그린 사랑을 통해 알아보려고 한다.

     

     

    1. 깊이 있는 연기의 진정성

    첫 시작은 장현 역을 맡은 남궁민이었다. 장르 드라마로 익숙했던 이 배우가 사극에서 멜로물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너무 잘 어울리고 멋져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그야말로 남궁민에 의한 남궁민을 위한 드라마 같았다. 그에 비해 상대역을 맡은 길채 역의 안은진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겉돌고 있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드라마의 큰 배경이 되는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전쟁 속에서 역경에 맞서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피난을 나서 꾀죄죄하게 검댕을 한껏 묻히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길채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특히 4화의 엔딩 아이를 안고 화살을 피하며 바닷가를 달리는 장면은 영화를 보는 듯 압도적이었다. 그렇게 안은진 배우는 전쟁 속에서도 강인하게 살아남는 생명력 넘치는 길채를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연기로 만들어 냈다. 양반가 철없는 십 대 소녀에서 전쟁 포로로 끌려갔다 살아 돌아오는 중년의 여인의 모습까지 안은진의 연기 스펙트럼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함께 연기했던 남궁민은 안은진이 만들어내는 길채 덕분에 자신도 완전한 장현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로 개인통상 3번째 연기대상의 거머쥐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대상은 이미 결정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만큼 그의 연기는 완벽했다. 그는 기쁨, 슬픔, 갈등의 순간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깊이 있는 연기로 인물의 진정성을 부여하여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대사 사이의 많은 행간을 그들은 연기로 가득 채워 인물들의 서사를 완성하고 시청자들은 그 연기에 열광하였다. 특히 열렬한 공감을 이끌어냈던 "안아줘야지, 괴로웠을테니"의 장면은 두 배우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세심하고 진심이 담겨 있는 연기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 세상의 수많은 길채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2. 아름다운 연출과 의상의 철저한 역사 고증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연인은 사극과 로맨스가 매력적으로 결합된 작품이다. 정치적으로 혼스럽고 격변하는 그 시대의 상황을 꼼꼼하게 재현함으로써 이 드라마는 역사적 사건이 개인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세심하게 준비된 의상과 영상의 색채는 이 드라마가 단순한 역사 로맨스가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명작임을 증명한다. 아울러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색채는 각 장면의 톤과 분위기를 설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초록과 노랑과 같은 생동감 있고 따뜻한 색상은 사랑, 행복, 열정을 상징하며 이제 막 시작하려는 연인들의 파릇파릇한 감정과 전쟁이 시작하기 전 평화로운 상황을 잘 표현해 주었다. 반면 전쟁 발발 이후 우울한 시대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파랑, 회식 등의 차가운 색상으로 차분한 톤을 만들어내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에 숨 막히는 영화를 연상시키는 촬영법과 디테일한 장면 연출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아름다운 풍경에서부터 전쟁으로 파괴되는 역사적 순간들까지 모든 프레임은 시청자들의 생생한 현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세심하게 제작되었다. 연출을 맡은 김성용 감독은 역사적 혼란한 시대의 의미, 사랑, 희망을 추구하는 인물들을 잘 표현해 내기 위해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상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정확하게 묘사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쟁 포로를 다루는 스토리텔링에 이러한 영상미는 사실감을 더해 깊은 공감을 끌어내었다. 그런 정교함은 의상에서도 빠지지 않고 적용되었다. 의상 감독은 각 등장 인물들이 입는 의상의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여 시대의 본질을 포착하려고 했다. 전통 자수로 장식된 정교한 한복부터 청나라 병사들의 화려한 군복까지 모든 의상에 광범위한 연구와 장인 정신이 더해져서 시청자를 그 시대로 초대했다. 의상의 일관된 컬러, 패브릭의 질감, 액세서리의 미묘한 변화와 스타일적인 모티브는 캐릭터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되었다. 연인의 의상은 단순한 미학을 넘어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풍부하게 하고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작용하여 예술성을 갖춘 드라마로 완성시켰다.

     

     

    3. 달빛의 맹세, 사랑이 가지는 힘

    드라마 연인에서 자주 등장한 노래는 달빛에 그려지는 잊지 못할 사랑을 그린다. 달은 이 드라마에서 사랑, 로맨스,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강력한 은유를 가진다. 두 주인공이 복잡한 관계를 헤쳐나가는 동안 달은 그들의 기쁨, 슬픔, 그리움의 말없는 증인이 되어준다. 아직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을 때 달은 그 마음을 알고 있는 듯 둘을 비추고 있다. 그들이 투닥거리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달은 상현달에서 보름달로 점점 차 올랐다. 그리고 보름달이 되었을 때 장현은 길채에게 어디에 있든 그대를 찾아가리라는 달빛 맹세를 하고 떠난다. 그 이후 그 둘을 비추는 달은 항상 보름달이다. 달을 볼때마다 서로를 그리워하며 서로에 대한 마음이 항상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했다. 장현은 목숨을 걸고 길채를 지켜내고, 길채는 장현에게 삶을 이어가야 하는 유일한 의미가 되었다. 보름달처럼 그들의 마음은 항상 서로로 가득 차 위기의 순간 서로를 지켜주는 힘이 된다. 전쟁과 상실을 통해 장현과 길채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그 길을 달빛이 지켜주며 응원을 하는 듯한 감동을 받게 한다.

     

     

    연인은 표면적으로 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를 다룬 또 다른 드라마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감정과 함께 격동적인 역사의 흐름 속에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집중한다. 가슴 아픈 절망부터 심오한 희망과 구원의 순간까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이다. 전쟁 속에서 생존과 존엄을 위한 인물들의 투쟁 그리고 사랑과 인류애를 고수하려는 흔들리지 않는 의지는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반응형